시에서 소설로
택시
W. 알리냐
저는 택시 운전기사입니다.
하지만 저는 제 직업이 그 사람과 이곳저곳을 함께 다니는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. 어느 날에는 아주 외로워 보이는 남자가 탔기에 그 사람을 위로해주고 희망을 전달해 주기도, 어느 날은 매우 행복해 보이는 남녀가 탔기에 그 행복이 영원하기를 기도하기도 합니다.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다 보면 그중에서도 기억에 크게 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네, 그렇습니다. 저는 오늘 그 사람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.
그날은 날씨마저도 저의 기분을 아는지 우중충하기 그지없고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았습니다. 택시도 지쳤는지 낮은 소리를 내며 번화가를 배회하고 있을 때 한 여성이 웃으면 손을 흔들어 주기에 그 앞에 차를 멈추어 주었습니다. 그녀는 택시에 곧바로 탔지만, 그녀의 행동은 다른 손님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. 왜냐하면, 그녀는 우중충했던 제 표정을 보더니 대뜸 스마트폰을 들이밀어 사진을 찍었기 때문입니다.
처음에는 황당하고 당혹스러워서 그녀에게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, 그녀는 스마트폰을 몇 번 누르더니 우중충했던 제 표정을 웃고 있는 표정으로 바꾸어 보여주며 웃으라고 말해주었습니다. 그것을 보고선 그녀에게 화를 내려고 했던 자신도 우중충했던 자신도 점차 수그러들어 사라져버렸습니다. 사실은 그대로 웃어버렸습니다. 제가 웃는 모습을 보고선 그녀는 저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.
"아저씨~"
"응?"
"아저씨는 가장 행복했던 곳이 어디예요?"
"음….“
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잠시 고민하였지만, 솔직하게 고민할 것도 없는 질문이었습니다.
"당연히 집이 아닐까? 모두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."
"그렇겠죠? 그럼 저도 집으로 데려다주세요~"
"오케이! 그럼 출발한다!“
그때 그녀가 지어준 배시시한 미소는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. 그리고 그녀의 재미있던 마지막 모습도요.
"아! 그런데 어디인지는 알려줘야지!"
"아~!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?“
그렇게 한바탕 웃고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고 난 뒤에는 더는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집으로 향하였습니다. 지금도 가끔 손님들이 타시면 물어보곤 합니다. '손님. 가장 행복했던 곳이 어디세요?'라고.